현인택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 비대칭적 상호주의 필요”

입력 2010-10-04 21:44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측이 하나를 주면 북측도 하나를 줘야 한다는 기계적 상호주의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는 ‘비대칭적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독 20주년 기념식 참석차 베를린을 방문한 현 장관은 3일(현지시간)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관계에서 기계적 상호주의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상호주의는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 장관은 “북이 할 수 있는 것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그런 노력을 하는 게 북에도 좋다”며 “북이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는 그런 협력관계가 비대칭적 상호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산가족 문제에 관해서도 남북이 협력하는 모델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 장관 발언은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에 북측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면 쌀과 비료를 비롯한 대규모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장관은 “과거 ‘한국형 프라이카우프’(서독이 동독 내 정치범 송환 때 돈을 대가로 지급한 것)를 얘기했더니 서독식 모델이라서 거부감과 오해가 있었다”며 “굳이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비대칭적 상호주의를 통해 남북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당연히 금강산 여러 시설에 대한 북한의 부당한 조치가 철회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태로 생긴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여건에 변화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와 천안함 사태를 사실상 연계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