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스티글리츠, “유럽 긴축정책 더블딥 부를수도”
입력 2010-10-04 18:19
유럽의 재정감축발(發) 불황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다칠까?-긴축정책의 거시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각국의 긴축 조치가 예상보다 큰 해악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3일 보도했다.
통상 정부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가량 줄이면 2년 후 성장이 2.5%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럽통화연맹(EMU)으로 묶여 각국이 단일 통화인 유로를 쓰고 있는 유럽에선 피해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 각국들은 자국 통화의 인위적 가치 하락을 통한 수출 증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 국가들은 이런 전략을 쓸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 EMU에 갇혀 자국 통화를 절하시킬 수 없는 재정취약 국가들에서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도 유럽의 재정 감축 바람이 새로운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텔레그래프가 간추려 소개한 저서 ‘자유낙하(Freefall)’ 개정판에서 스티글리츠는 “유럽 전역은 물론 심지어 미국도 건드리고 있는 긴축 파도가 걱정된다”며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성급히 정부 지출을 줄이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수요가 감소하고 성장도 둔화될 것이어서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구조적인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16개 가맹국이 유로화 사용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는 특히 스페인의 긴축 조치를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가장 우려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