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비어가는 지자체… 대구시 자립도 18%P 하락 ‘최고’

입력 2010-10-04 18:38


최근 5년간 대구시의 재정자립도가 17.9%포인트 하락,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남·북도가 2%포인트 이상 상승했고, 인천시와 울산시도 1%포인트 안팎 개선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구시의 재정자립도는 2006년 70.6%로 서울에 이어 광역시·도 가운데 2번째로 높았으나 올해는 52.7%로 다섯 계단 하락했다.

대전시는 같은 기간 재정자립도가 16.8%포인트 하락했고, 부산시(14.6%포인트)와 광주시(10.9%포인트)도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2006년 재정자립도가 93.3%였던 서울시는 올해 83.4%로 5년만에 9.9%포인트 줄었고, 경기도는 이기간동안 68.8%에서 59.3%로 9.5%포인트 축소됐다.

이처럼 재정상황이 악화된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면서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현재 대구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38.6%로 전국 자치단체 평균인 12.8%를 3배 웃돌았다. 대구시의 지방채 발행액도 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1조6860억원이던 지방채 발행액은 지난해말 현재 2조208억원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주민 1인당 지방채 부담액은 67만5434원에서 81만1638원으로 상승했다.

재정자립도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부산시 역시 무리하게 빚을 끌어다쓰다 빚더미에 올라선 경우다. 부산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35.2%, 주민 1인당 지방채 부담액은 2006년 54만9355원에서 지난해 75만2803원으로 37.0% 증가했다.

행안부는 지자체들이 택지 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다 경기 침체로 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06년 이후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공기업 부채는 평균 37.8% 증가했다. 도시개발공사의 총 부채는 35조원으로 전체 지방공기업 부채의 82%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5년간 재정자립도가 상승한 광역지자체는 모두 4곳으로 집계됐다. 경남도가 2006년 31.4%에서 지난해에는 34.2%로 2.8%포인트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북도(2.1%포인트), 인천시(1.7%포인트), 울산시(0.2%포인트)도 재정자립도가 소폭 상승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