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추대된 길자연 목사 인터뷰
입력 2010-10-04 16:09
[미션라이프] 제95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추대된 길자연(69) 왕성교회 목사는 4일 “예장 통합 중심의 교계 구도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이 두 차례(2003~2004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바 있는 길 목사를 후보로 다시 추대한 것은 그만큼 연합사업의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길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추대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본선 경쟁력이 누구에게 있냐는 것을 가장 큰 판단기준으로 삼은 총대들의 의중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6년간 예장 합동은 한기총 대표회장과는 관계없는 총회가 됐으며, 교단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쳤다”면서 “총대들은 본선에서 반드시 이겨 교단의 위상을 높여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또 “전직 대표회장이 다시 선거에 출마해도 되느냐는 부정적 여론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출사표를 던지게 된 것은 그만큼 한기총을 재정비해야 할 절박한 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길 목사는 또 교계 연합사업에서 예장 통합과의 균형을 누차 강조했다. “엄밀히 말해 기독교교도소는 한기총에서 시작된 사업입니다. 한국찬송가공회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문제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한기총이 공정성을 갖고 최대한 해결에 나설 것입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의 가장 큰 역할은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며,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선 통일기금을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앞두고 보·혁으로 갈라진 한국교회의 상황은 대화로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예장 합동과 약간의 온도 차이를 보인 것이다. “우리 교단을 포함한 50개 보수교단은 WCC 신학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다면 WCC 총회를 유치한 한국기독교장로회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과 충분한 대화를 하겠습니다. 문제점을 보완하고 한국교회 연합정신이 깨지지 않도록 솔선수범하겠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