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심재수 (10) 세무조사·질병 이겨내자 뜻밖 선물
입력 2010-10-04 18:00
조사관이 오히려 놀란 표정을 지었다. 회사는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사장이란 사람은 한가롭게 기도원에서 기도나 하고 있단 말인가. 대단한 강심장이거나 믿음이 아주 좋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도의 능력을 모르는 사람은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충분히 기도를 드린 뒤 회사에 도착했다. 마음이 지극히 평화로웠다. 누구 앞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또박또박 설명할 자신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주신 영적 에너지다. 조사관이 다소 엄격한 톤으로 말했다.
“정밀 조사를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저의 미숙함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외환위기를 딛고 태어난 기업입니다. 성경이 가르쳐주는 경영을 토대로 운영되는 회사입니다.”
나는 점점 간증을 하고 있었다. 조사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이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하나님은 각종 조사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주셨다.
“어린아이가 장성하면 체격에 맞는 새 옷을 입는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성장하면 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10년 후를 내다보아라. 주먹구구식 시스템으로는 결코 큰 회사가 될 수 없다.”
참으로 소중한 깨달음이었다. 세무조사를 통해 회사는 더욱 건강해졌다. 그것은 ‘필요한 아픔’이었다. 시련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 것이다. 세무조사는 약간의 과징금으로 마무리됐다.
이번에는 전혀 뜻밖의 시련이 닥쳤다. 건강을 자신하던 내가 거의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각종 조사를 받느라 많이 지친 모양이었다.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탈진입니다. 쉬어야 합니다.”
1주일 동안 입원했다. 입원은 난생 처음이었다. 예수를 믿은 뒤 이렇게 오랫동안 새벽기도를 드리지 못한 것도 처음이었다. 사람의 건강도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만 무너져도 건강할 수 없다. 이른바 ‘육체·정신·영’이 건강해야 한다.
성경도 읽을 수 없었다. 예배도 드릴 수 없었다. 이런 생활이 1주일쯤 지속되면서 영육은 더욱 깊은 무기력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차라리 교회에서 죽자. 질병이 무서워 벌벌 떨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영적 건강까지 무너지면 모두 끝이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주일 만에 퇴원했다.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새벽기도를 다시 시작했다. 그때 묵상한 말씀이 열왕기상 19장이었다. 엘리야는 아합의 공격을 피해 광야로 들어가 로뎀나무 아래에서 잠을 잔다. 모든 것을 포기한 그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내가 바로 엘리야였다. 선지자 엘리야가 아니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버린 나약한 인간 엘리야였다. 하나님은 로뎀나무 아래에 누운 엘리야에게 숯불에 구운 떡과 물을 공급했다. 엘리사를 선자자로 삼을 것을 명하셨다.
나는 성경을 읽고 용기를 냈다. 하나님이 먹이시고, 입히시고, 지켜주시고, 회복시켜주실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새벽기도가 회복되면서 몸도 살고 영혼도 살아났다. 기도가 없으면 영적 호흡도 끊긴다. 새벽기도가 없으면 그날의 삶도 공허할 뿐이다. 새벽기도는 영적 자양분이다. 새벽기도는 지혜의 창고다. 새벽기도는 경영의 교과서다.
회사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직원이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해왔다.
“사장님, 이제 우리도 편의점에 현금인출기를 공급하게 됐어요. 방금 계약 결정이 났습니다.”
지금까지는 은행과 보험사에 기기를 납품했다. 그런데 편의점에 현금인출기 2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님은 세무조사와 질병의 시험을 통과한 나에게 또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하신 것이다. 기도는 공짜가 없다. 기도는 허공으로 날아가는 법이 없다. 기도는 반드시 응답된다.
정리=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