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PO] 뚝심 빛난 두산…뒷심 부족 롯데
입력 2010-10-03 21:55
두산이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준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3일 부산 사직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계투진의 효과적인 투구로 롯데를 11대 4로 물리쳤다. 잠실에서 내리 두 경기를 내주고 낭떠러지에 몰렸던 두산은 뚝심을 발휘하며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몰고갔다. 반면 롯데는 수차례 득점기회를 빈타로 날리며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선취점은 두산이 먼저 냈다. 두산은 2회초 선두타자 손시헌이 중견수 왼쪽 1루타를 날린 후 양의지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이원석의 적시타로 가볍게 한 점을 냈다. 이어 5회초 2사 1, 2루에서 부진에 시달렸던 4번 최준석이 적시타를 때려 추가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5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이대호의 볼넷, 홍성흔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가르시아가 안타를 치자 2루에 있다 홈으로 파고들던 이대호가 아웃이 돼 만회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사 2, 3루에서 안방마님 강민호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2-2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2-2 동점의 기쁨도 잠시. 두산은 곧 이어진 6회초 결승점을 뽑으며 이날 승리를 가져갔다. 두산은 1사 2루에서 준플레이오프 시즌 동안 단 한개의 안타도 없었던 용덕한이 안타를 치며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정수빈의 스리런홈런을 포함해 볼넷, 안타,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8점을 추가하며 승리를 완전히 굳혔다. 롯데는 9회 김주찬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 외에도 막강 계투진과 철벽 수비를 되찾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3차전 난타를 당했던 두산 계투진은 4차전에서 롯데 핵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두산은 선발 임태훈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데 이어 히메네스, 이현승, 고창성, 정재훈, 김승회가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승리를 굳혔다. 1∼3차전에서 수차례 범했던 내야 실책도 이날 단 한개도 안나오는 등 내야진도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어서 잠실로 돌아가는 길이 한결 가벼워졌다.
반면 롯데는 1회와 2회, 7회 세차례 만루 찬스를 단 한번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특히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1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이대호와 홍성흔이 각각 삼진,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잔루가 무려 17개로 역대 포스트시즌 신기록이다. 1∼2차전에서 잘 던졌던 롯데 불펜의 핵심 임경완과 김사율도 난타를 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 5차전 전망을 어둡게했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은 하루를 쉰 뒤 5일 잠실에서 열린다. 선발은 김선우(두산), 송승준(롯데)이 나설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