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代] ‘바람’ 없는 그들만의 선거… 국민참여 봉쇄탓 흥행 부진

입력 2010-10-03 18:39

‘새롭게, 뜨겁게, 치열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민주당 전당대회가 3일 막을 내렸다. 대표 및 최고위원에 도전한 후보 8명은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전대 마지막 유세에서 ‘김대중·노무현’의 계승자임을 내세우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연설에 앞서 큰절을 한 뒤 “저처럼 여러분의 차가운 비판과 질책을 받은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정세균 전 대표는 “6·2 지방선거 승리는 당원과 정세균이 함께 만들어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의식한 듯 “저를 당의 얼굴로 내세우면 국민들은 당이 승리를 위해 변화하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486’ 출신 이인영 전 의원은 “빅3가 민주당의 현실이면 이인영은 민주당의 미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내내 내리던 비가 대회 직전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개자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와 송영길 인천시장은 개회사에서 “하늘이 새롭게 열리고 새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새 지도부 선출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대에서는 현 정권과 여당에 날 선 비판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과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 등도 내빈석에서 대회 진행을 지켜봤다.

이번 전대는 막판까지 초경합 양상을 보이며 선두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국민적 흥행은 부진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큰 이슈에 가린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흥행 요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빅3(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후보 위주로 경선이 진행됨으로써 뜻밖의 인물이 혜성같이 등장해 순식간에 판을 뒤흔드는 재미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특히 예비 경선 때 기염을 토했던 486 출신 후보들도 단일화 합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여기에 일반 국민의 경선 참여 기회 자체를 봉쇄하며 ‘체육관 선거’를 치렀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인천=한장희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