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한국계 女 소아과의사에 찬사… 캘리포니아 빈민가서 10년째 의료 봉사
입력 2010-10-03 21:40
미국 내 대표적 우범지역에서 10년째 거주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한국계 여성 소아과의사에 대해 미국 언론이 찬사를 보냈다. 그 주인공은 조앤 지은 정(39·한국명 김지은)씨.
미국 서부 유력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지난달 20일 1면 머리기사와 함께 2개 면에 걸쳐 정씨의 활동을 자세히 소개했다.
정씨는 UC샌프란시스코대 교수인 중국계 미국인 남편 러셀 정(47), 아들 매튜(6)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이스트오클랜드 내 빈민가에 살고 있다. 이곳은 주민의 25%가 절대빈곤 상태이며 마약과 매춘, 폭력 등이 끊이지 않아 밤엔 바깥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곳이다.
1999년 기독교 봉사단체인 ‘뉴 호프 커버넌트 교회’의 일원으로 이곳에 들어온 정씨는 의료봉사와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수업과 상담, 지역사회 내 빈곤퇴치와 폭력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씨는 “튜터링과 멘토링 등의 활동으로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이곳 학생들이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면서 “주민들을 독려해 마약매매를 보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해서 이 지역에서 마약거래가 많이 줄었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영어소통이 어려운 아시아 이민자들을 위한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엔 지역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낡고 비위생적으로 방치한 아파트 소유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00만 달러를 받아내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정씨는 생후 8개월 때인 1971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하버드대 사회학과를 마치고 UC샌프란시스코 의대와 버클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LA폭동 때 사회적 약자인 빈곤층이 소외되고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빈민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아시아 젊은 갱들에 대한 연구를 위해 이스트오클랜드에 먼저 들어와 있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남편도 하버드와 스탠퍼드, UC버클리에서 수학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정씨가 그의 남편과 함께 아이비리그 교육은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공식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글=장지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