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화재, 전기합선 가능성

입력 2010-10-03 18:34

지난 1일 발생한 부산 우동 우신골든스위트 아파트 화재는 전기합선 등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화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해운대경찰서는 1차 감식 결과 발화 지점은 4층 미화원 작업실로 확인됐으며 전기적 결함 요인을 포함해 방화, 실화 등 화재 원인을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합동으로 4일 현장에서 2차 정밀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최초 목격자로 4층 재활용 작업장에서 일하던 미화원 권모(57)씨는 “탈의실 안쪽 선풍기에서 갑자기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과 연기가 치솟아 보안팀장에게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장모(56)씨는 “작업장 바닥에는 평소 콘센트에 여러 가닥의 전기선이 꽂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합선과 누전 등 전기적인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8개 형사팀 57명으로 수사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아파트 보안팀장, 관리사무소장 등을 불러 안전관리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와 4층을 미화원 작업실, 휴게실과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게 된 경위, 인화물질 사용 여부와 불이 났는데도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했다.

또 불길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 외벽 마감재의 적법 여부와 소방점검의 적정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화재가 난 건물에 대한 정밀 감식이 끝나더라도 전기와 가스배관 등의 교체가 필요해 피란민 신세가 된 입주민들의 불편은 1주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