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 나오나
입력 2010-10-03 18:54
브라질에서 3일 대통령선거 투표가 실시돼 최초의 여성 브라질 대통령 탄생이 기대된다. 5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 집권 노동자당(PT)의 딜마 호우세피(62) 후보를 비롯해 지지율 상위 후보 3명 중 2명이 여성이다.
호우세피 후보는 선거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현 대통령의 80%가 넘는 지지도에는 못 미치지만, 결선투표 없이 한 번에 당선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수치다. 3일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이달 31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현지 언론은 호우세피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불가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호우세피는 20대였던 1964년 군부 정권에 저항해 무장게릴라활동에 뛰어든 다혈질적인 인물이다. 당시 정권에 체포돼 22일간 고문 받으면서도 굴복하지 않은 경력이 이번 선거에서 부각돼 반향을 일으켰다.
2001년 PT에 합류한 호우세피는 이듬해 에너지부 장관에 발탁되면서 주목받았다. 대선 주자로 올라선 결정적인 계기는 2005년 여당이 야당 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건네주는 장면이 폭로된 비리사건이 터졌을 때 협상의 전면에 나서 야당과 여론을 설득한 것이었다.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되던 험악한 시기에 온몸을 던진 게 룰라의 눈에 들었다.
지난해 중반까지도 여론조사 지지도가 10%에 불과했던 호우세피는 룰라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제1야당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68) 후보는 여론조사에 안주하다 녹색당(PV)의 여성후보 마리나 시우바(52)에게도 추월당할 상황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