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새 지도부, 변화된 모습 보여라

입력 2010-10-03 21:31

민주당이 어제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을 당 대표로 선출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갖추게 됐다. 8명의 후보들이 지난달 10일부터 20여일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접전을 치렀다. 그러나 당내 선거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손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최우선해야 할 과제는 바로 이런 국민과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당내 단합과 결속을 꾀한다 하더라도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민주당 지지율은 6·2 지방선거 당시보다 하락했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떨어졌지만, 총리 후보자 낙마와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문 등 정부·여당이 초대형 악재를 연속적으로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전혀 얻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 일반 국민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국민참여 경선’이라는 정치 실험을 처음 도입했던 과거 집권당 시절보다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다짐한 대로 “집권하는 민주당”을 만들려면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당 대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나라당 출신으로 비호남 인사인 손 대표를 새 지도자로 선출한 것도 이런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손 대표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이에 부응하기 바란다.

민주당이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제1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이 있는 정책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천안함 피폭과 북한의 3대 권력 세습, 미·중 통상마찰과 중·일 영토분쟁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서 안보 문제에 대해 국민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민주당의 목소리는 없다.

집권 후반기를 맞은 정부·여당은 ‘공정한 사회’라는 국정 지표를 새로 설정하고 친서민 정책을 앞세워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고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민주당은 국민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