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정성의 오리전문점 '오리맘'을 아시나요?
입력 2010-10-03 16:54
남한산성의 줄기인 경기도 광주시와 하남시의 경계에 자리 잡은 오리 전문점 ‘오리맘’. 소나무가 빽빽한 2000여평의 공간은 참나무 숯불에 직접 구운 오리의 맛과 자연의 멋이 어우러진 최적의 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서울 근교에 이런 공원처럼 쉬어갈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입을 모은다.
“저는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랍니다. 그럼에도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있어도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일하면서 제 스스로가 치유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리맘 대표 전순님(49) 집사는 환한 얼굴로 오리를 직접 구워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 집사는 원래 전업주부였다. 전라북도 군산 출신인 그녀는 손맛이 탁월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자연스럽게 음식 만드는 걸 좋아했고, 주위에서도 ‘손맛이 좋다’며 칭찬을 많이 들었다. 결혼 후에도 남편과 자녀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아왔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인 것 같아요. 가족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칭찬해 줄 때가 제일 좋아요. 음식점을 낸 이후에는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대접할 사람과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은행에 다니던 남편이 회사를 불가피하게 그만두게 되면서 전 집사는 음식점을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피폐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하고 싶었던 전 집사 가정은 물색 끝에 하남에서 광주로 이사왔다. 음식점을 해보려고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취미 삼아 할 수는 있겠지만 업을 삼아 하기에는 벅차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곳은 주위에 있는 절로부터 불경 소리와 목탁 소리가 끊이질 않는 곳. 전 집사는 일종의 영적 위압감마저 느꼈다고 한다.
“어느 날 절이 이사 가는 꿈을 꿨지 뭐예요. 뭔가 기이하다고 느꼈어요. 누가 이사 올지 궁금했는데 한 여자 전도사님이 식당 근처에 기도원을 짓고 있었어요.”
꿈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절이 이사 가지는 않았지만 한 여전도사가 기도원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돌아보니 주위에 믿음의 성도들이 많이 있었다. 전 집사는 이들과 신앙적 교류를 맺었다. 믿음의 성도들은 전 집사를 기도로 응원했다. 전 집사는 곧 ‘믿음의 땅에서 믿음의 장사’를 할 용기를 얻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 8월 9일, 오리맘이란 이름의 가게는 문을 열 수 있었다. 오리맘은 엄마의 마음으로 맛있는 오리를 손님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전 집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오리맘은 전 집사에겐 특별한 장소다. 오리맘을 열기 전, 기도하던 전 집사에게 하나님께서는 음식점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릴 것을 말씀하셨고, 그녀는 자신의 달란트인 요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기 때문이다. 오리맘을 찾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녀가 친절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이런 기도가 바탕에 깔려 있어서다.
오리맘의 오리 요리는 특별한 재료를 사용한다. 전 집사는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좀 더 맛있는 오리를 선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잘한다는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연구한 끝에 독자적인 방법을 터득했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참나무를 선별, 숯을 직접 만들어 오리를 굽는 것이다. 숯은 오리의 동물성 지방과 잡냄새를 제거해준다. 특히 참나무 향은 두뇌를 맑게 해준다. 전 집사는 복잡한 공정과정을 통해 수작업으로 직접 숯을 만든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일손도 많이 탄다. 일반적인 오리 전문점에서는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또한 오리와 함께 밥상에 올라오는 고추, 깻잎 등은 전 집사가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유기농 작물이다. 된장은 친정할머니가 직접 담근 것을 쓴다.
외진 곳에 있는 오리맘은 마음 먹고 와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성 때문인지 한번 오리맘을 거쳐간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오리맘을 찾게 된다고 한다.
“여기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오시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시거든요. 단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답답한 도시생활에서 지쳐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웰빙음식을 먹고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자연 속에서 마음의 위안과 여유까지 얻고 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내비게이션에서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엄미리 230-2번지’를 입력하면 쉽게 오리맘을 찾을 수 있다(031-761-7474).
광주=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웅수 대학생기자 phonalist@gmail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