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앞으로 다가온 美 중간선거] 反워싱턴 정서·티파티 돌풍· 바람몰이

입력 2010-10-03 18:54

이번 미국 중간선거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뚜렷한 특징은 유권자들의 반(反)워싱턴 정서(anti-establishment)이다. 워싱턴의 기득권 정치를 혐오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중순까지 진행된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 경선(프라이머리)에서 ‘바꿔 열풍’이 분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많은 현역이 나가떨어지거나 고전 끝에 겨우 후보 티켓을 딴 정치거물들이 적지 않았다.

대개의 선거에선 현역 프리미엄이 있다. 미국에서도 상원의원 재선율이 70%, 하원의원은 90% 정도다. 그 재선율이 이번엔 상당히 낮아질 거라는 게 정치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반워싱턴 정서가 확산되는 이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이념 대립이 깊어지고, 특히 각종 개혁 정책이 추진되면서 당파적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는 점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양당의 무한 대립이 워싱턴 정치에 대한 염증을 불러 일으켜 여론의 분노를 표출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Tea Party) 돌풍도 새로운 특징이다. 티파티가 지원하는 후보들이 공화당 내 주류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선된 지역이 적지 않다.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알래스카 네바다 켄터키 플로리다 등 7개 주에서 상원의원 후보가 됐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자, 이들의 ‘작은 정부와 감세 주장이 보수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갔다. 티파티는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핵심인 의료보험이나 금융정책 무효화 투쟁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극단적 반(反)오바마 성향을 보인다.

티파티의 극단적 주장들로 인해 오히려 상·하원에서 공화당의 다수당 탈환이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많다. 정치인으로서 자격 없는 이들이 포퓰리즘으로 후보가 돼 민주당 후보들에게 결국 패할 거라는 예상이다.

티파티의 약진으로 보수층 분열도 가시화됐다. 팀 케인 공화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티파티 후보들의 대대적 공세를 “동족 살해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었다.

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웨이브(Wave) 선거’라고도 부른다. 큰 바람이 부는 선거라는 뜻이다. 일부 언론은 ‘민주당에겐 허리케인이 부는 선거’ ‘공화당 쓰나미’라는 표현까지 썼다.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에 반대하는 보수층의 공세, 더딘 경기회복 등이 어우러지면서 초반부터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 바람이 확 불었다는 것이다. 그 바람이 선거 당일까지 변하지 않을 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