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全代] 손학규, 한나라 출신 불구 당심 얻어… 야권 통합 팔걷을듯
입력 2010-10-03 23:01
손학규(63) 신임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로부터 정통성이 없다는 공격에 시달렸다. 하지만 비호남 출신으로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불리함을 딛고 그는 대의원과 당원으로부터 최다 지지를 받았다. 좌우명 ‘수처작주’(隨處作主,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를 실현한 것이다.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정동영 후보에게 졌다. 2008년 1월 대선 패배로 공황 상태가 된 민주당의 대표직 제의를 수락했고 4월 18대 총선을 총지휘했으나 ‘153석 대 81석’으로 한나라당에 완패했다. 하지만 그는 춘천에서 야인 생활을 하면서도 재·보선이 치러질 때마다 지원 유세에 나섰고, 6·2 지방선거 때는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협상을 물밑 조율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헌신적 모습이 당내 ‘거부감’을 불식시키는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과제=손 대표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할 일’로 “민주당이 그냥 야당하겠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선포하고 집권 의지를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혀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민주당의 기존 질서를 혁신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또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답해야 한다. 하지만 당내 기득권이 별로 없다는 점은 그가 야권 통합이나 연대에도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는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장 그는 지방선거 때 쌓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도부에 진입한 당내 경쟁자와의 불협화음 등은 손학규호(號)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1위는 했지만 2, 3위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과의 표차가 크지 않다. 손 대표는 ‘빅3’가 받은 표수가 비슷해서 당 화합에 문제가 없겠느냐는 지적에 “이견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조정하는 게 정치”라고 말했다.
◇누구인가=경기도 시흥 출생인 손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박형규 목사의 권유로 수도권 특수지역선교위원회에 소속돼 노동운동을 했다. 서강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고, 87년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범국민운동본부에 참여했던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도와 한나라당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했다. 경기도 광명에서 14∼16대 국회의원을 했다. 96∼97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고 2002년 경기도지사로 선출됐다.
인천=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