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문명의 시대 따뜻한 인간을 본다… ‘제8회 서울기독교영화제’
입력 2010-10-03 17:59
제8회 서울기독교영화제(SCFF)가 오는 21∼26일 서울 관수동 서울극장에서 ‘터치You, The치유’를 주제로 열린다.
터치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적인 따뜻함을 영화 속에 전달하려고 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충무로 한국예술원에서 열린 SCFF 간담회에서 집행위원장 배혜화(전주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터치폰을 쓰다 보니 오히려 인간적인 터치가 사라지고, 외로움을 느끼고 쓸쓸해 한다”며 “그런 마음을 ‘더(The)’ 치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의 모습”이라며 “우리 영화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했다.
SCFF 라인업은 ‘SCFF 초이스’ ‘터.치.유’ ‘SCFF 특별전-한국 기독교영화제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총 3개 섹션에 10여개국 20여 장편영화로 채워졌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신과 인간’을 필두로 화제작 ‘페이스 라이크 포테이토즈’ ‘믿음은 살아있다’ 등 7편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단편 경선 부문에 출품된 17편을 보면서 감독들의 재기 발랄한 재능을 발견하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올해는 단편 경선 프로그램을 코이노니아와 캐리그마 2개 부문으로 나눴다. 코이노니아는 기존의 단편 경선에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으로 형식이나 주제, 자격에 출품 제한이 없다. 캐리그마는 ‘복음의 권위 있는 선포’라는 의미로 목회에 활용될 수 있는 5분 이내의 영상물을 대상으로 한다. 6편이 경합을 벌인다.
전반적으로 이번 영화제는 한층 풍성해졌다. 가족 친구 연인 등 그 누구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고전부터 현대 영화, 다큐멘터리, 3D 애니메이션 등의 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또 한국 기독교 영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현장이다. ‘SCFF 특별전-한국 기독교영화제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별도의 섹션을 통해 유현목 감독의 80년작 ‘사람의 아들’, 이장호 감독의 82년작 ‘낮은 데로 임하소서’, 강대진 감독의 79년작 ‘석양의 10번가’ 등 세 편의 고전과 최근 선전한 기독교 다큐물인 신현원 감독의 2010년작 ‘소명 2-모겐족의 월드컵’, 김종철 감독의 2009년작 ‘회복’을 함께 상영한다.
‘iCARE 캠페인’ 일환으로 프리미어 상영하는 송원영 감독의 다큐 ‘영웅이었다’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6·25를 어떻게 떠올리며 그들의 관심은 무엇인지를 담아냈다. ‘iCARE 캠페인’은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우리가 받은 도움을 다음 세대에 전하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I don’t care)한 1030세대를 변화시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I care)을 갖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자는 것이다. SCFF는 이와 관련한 영상물을 제작하고 배급하는 역할로 동참한다. 이밖에 SCFF의 인기 프로그램인 ‘씨네토크’와 크리스천 여배우들이 함께하는 ‘여우들의 수다’도 어김없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SCFF는 해마다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작품 1편을 선정해 1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사전제작 지원제도’를 실시했다. 올해부터 이 제도를 ‘SCFF 피치 프로그램’으로 확대·재편하고, SCFF 관계자들에게 설명회를 연 뒤 본격적인 프로젝트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단체 및 패키지 입장권은 SCFF 사무국(scff.kr·02-743-2536)으로 문의하면 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