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자궁경부암 예방법
입력 2010-10-03 17:32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박용원)가 지난 5월에 이어 10월에도 한 달 동안 서울 수원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일명 ‘퍼플 리본 캠페인’으로 불리는 이 캠페인은 자궁경부암에 대한 우리나라 여성들의 예방 인식을 고취할 목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공식적으로는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그러나 소위 ‘0기암’으로 불리는 자궁경부 상피내암(암의 전 단계)까지 포함할 경우 전 세계 여성들에게서 유방암보다 더 많이 발견되는 암이기도 하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올해 초 전국의 18∼55세 사이 여성 1004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관련 검사나 예방백신 접종을 수행하는 여성은 매우 드물다.
대다수의 여성들(약 60%)이 자신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선별 검사를 받는다고 응답한 여성은 15.6%에 불과했다. 특히 18∼35세 이하 젊은 연령의 검진 비율은 약 8%에 그쳐, 자궁경부암 예방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과 실제 행동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HPV는 외피막이 없는 이중나선 DNA 바이러스로, 현재까지 100여종의 유형이 확인됐고 이 중 약 30∼40개 유형이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HPV의 생식기 감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HPV는 환경호르몬,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른 보조 발암 위험인자와 함께 자궁경부암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성관계 파트너의 수가 많은 여성, 흡연 여성, 장기간 피임약을 복용해 온 여성 등이 고위험 발암 그룹으로 분류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HPV 감염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은 감염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더욱 커진다.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감염자 스스로 평소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저항력(면역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HPV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성관계 대상자의 수를 최대한 줄이고, 관계를 맺을 때에도 가급적 콘돔을 사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아울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방백신을 맞으면 HPV에 대한 항체가 몸 안에 형성돼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고, HPV에 감염되더라도 곧바로 물리칠 수 있는 저항력도 높아지게 된다.
임소이 가천의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