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워링’처럼…해운대 38층 주상복합 큰 불

입력 2010-10-02 01:02

영화 ‘타워링’과 같은 초고층 건물 화재 공포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1일 오전 11시34분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백섬 옆 마린시티 내 주상복합건물 우신골든스위트에서 화재가 발생,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쌍둥이 빌딩 구조의 왼쪽 건물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벽과 엘리베이터, 계단 등을 통해 20여분 만에 38층까지 번졌고 7시간 만에 진압됐다. 이 일대는 매캐한 검은 연기와 함께 출동한 소방차량들로 교통이 마비됐다.

이날 불로 김모(41·여)씨 등 주민 4명과 소방관 1명이 연기에 질식,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40여명이 소방헬기 등을 통해 구조됐다. 인명피해가 적은 것은 불이 난 시각이 한낮인데다 입주민 대부분이 집을 비웠기 때문이다.

경찰은 화재 당시 4층 미화원 작업실에 있었던 미화원 3명과 아파트 보안팀장, 관리사무소장을 차례로 소환해 안전관리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와 불이 났는데도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미화원 작업실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 작업을 하는 곳이다.

경찰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하고 있는데 ‘퍽’하는 소리가 나 돌아보니 쓰레기 더미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소화기를 찾으려 했으나 연기 때문에 포기한 뒤 화재 사실을 알렸다”는 한 미화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