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정부 성공 위하여” 건배사…친이·친박 시종일관 화기애애
입력 2010-10-02 01:03
이명박 대통령이 1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2008년 4월 18대 총선 직후 당선자 부부동반 초청 만찬을 한 지 2년5개월 만의 저녁자리다. 여당 의원 138명과 청와대 수석이 참석했다. 분위기가 꽤 좋았다고 한다. 만찬은 저녁 6시30분부터 8시45분까지 2시간15분간 이어졌다. 중식이 제공됐고 반주로 막걸리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 안상수 대표, 당 최고위원들과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 8월 21일 단독회동 이후 41일 만에 다시 만났는데, 시종 화기애애했다. 사회를 본 김학용 의원이 예정에 없던 건배사를 박 전 대표에게 부탁하자 이 대통령이 “사회자가 센데”라고 농담을 던졌고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박 전 대표는 “길게 말씀 안 드려도 서로 마음을 아니까 짧게 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다. 이 뜻을 담아 건배”라고 말했다. 이어 정옥임 의원이 ‘마주보는 당신의 발전을 위해서’라는 의미의 ‘마당발’ 건배를 제의하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건배할 것을 주문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웃으며 건배했다고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한·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설명하자 박 전 대표는 “참 보람되시겠어요”라고 화답했다. 헤드 테이블의 한 참석자는 “당·청 결속을 다지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화해 기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만찬에 앞서 친이계 진성호 의원이 박 전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자 옆에 있던 의원 10여명도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또 친박계 김영선 의원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에 서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이런 친이·친박계 화합은 이 대통령이 먼저 이끌었다. 이 대통령이 만찬에 앞서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당신(당당하고 신나고)”이라고 건배를 제의하자 의원들은 “멋져(멋지고 가끔은 져주는)”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은 당·청이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하며 공정사회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내년 예산안 처리에 대한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따지고 보면 여러분과 나는 이심전심으로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관계”라며 “결국 이 정권이 성공한다는 것은 이명박의 성공이 아니라 한나라당 정권의 성공이고, 이것은 다음을 기약하는 큰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정·청 소통이 잘되니까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를 넘어가지 않느냐”고 했다.
남도영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