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암참에 100만 달러 쾌척

입력 2010-10-01 22:18

호주 출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 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이 미국의 친(親) 공화당 경제단체인 상공회의소(암참)에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원)를 쾌척했다.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일 머독 소유의 폭스뉴스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뉴스코프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뉴스코프가 오는 11월 2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위해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해오고 있는 암참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말했다고 1일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모회사이기도 한 뉴스코프는 지난 6월 말에도 공화당주지사연합회(RGA)에 10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ABC 방송을 소유한 디즈니, NBC를 보유한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언론 기업들은 주요 선거 때가 되면 정치적 기부를 해왔으나 대부분 규모가 작고, 민주·공화 양당으로 나눠 냈다. 뉴스코프 역시 예전에는 양당에 비슷한 액수를 기부해 왔다.

뉴스코프 회장인 머독은 보수주의자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진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해 왔다. 자신이 소유한 보수적인 영국 신문들로 하여금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지지하게 하는가 하면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뉴스코프의 친공화당 계열 단체에 대한 200만 달러 기부는 머독이 올해 총선에서 공화당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음을 보여준다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그러나 뉴스코프가 RGA에 이어 암참에까지 거액을 기부함으로써 언론기업으로서 부적절한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논쟁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