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부장관 내정자 과제는… 내부개혁·남북관계 개선 ‘험로’

입력 2010-10-02 00:54

이명박 대통령은 1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외교통상부 장관에 내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김황식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김 수석을 유명환 전 장관 사퇴로 공석이 된 외교부 장관에 지명했다. 김 내정자는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외교부 내에서는 ‘유비’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2008년 6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임명돼 2년간 남북관계, 한·미동맹 강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등 이 대통령의 주요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해 왔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은 외교부를 공정 사회의 가치관에 맞게 전면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받게 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알면서 개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김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발표에 앞서 모의 청문 절차가 진행됐다. 김 내정자가 외교부 기획관리실장 시절인 2005년 외교부에서 이뤄진 특채 몇 건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으나 ‘문제가 있는 특채는 없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정부는 김 내정자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로 보내는 등 신속한 인준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5일 이전에 청문회 실시를 바라고 있으나 민주당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 밤 청문회 일정을 협의했으나 이견으로 합의하지 못했다.

김 내정자 앞에는 2개의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유 전 장관 딸 특채 파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외교부 조직을 추스르는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 개혁도 마무리해야 한다. 외교부 출신인 김 내정자가 외교부 개혁을 제대로 해내겠느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다.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과 남북관계도 김 내정자의 또 다른 숙제다.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외교부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4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8억524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57),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외무고시 10회, 외교부 북미국장, 주오스트리아 대사, 외교부 제2차관.

남도영 이도경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