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원자로 냉각탑 재건하나… 건물 2동 신축 움직임 추정

입력 2010-10-01 22:04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 부지에 대규모 굴착 공사를 하는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핵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쏟아낸 뒤 포착된 구체적 움직임이어서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민간 핵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9일 영변 원자로 냉각탑 부근을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보도했다.

ISIS는 “이 지역에서 굴착 공사에 필요한 중장비용 도로와 각종 장비, 트럭 등이 관측됐으며 건물 2동을 새로 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면서 “2008년 해체됐던 냉각탑을 신축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냉각탑을 다시 세운다는 것은 핵시설 가동을 재개한다는 의미다.

ISIS는 지난해 10월 5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제시하면서 “지난해까지 공사하는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미뤄, 이 공사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시작된 것 같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2008년 6월 27일 6자회담 참가국 참관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26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었다.

우리 정부는 냉각탑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뒀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건물 2개 동이 새로 건설되고 있는 것은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면서도 “사진을 보면 건물이 긴 형태인데 이는 둥근 형태가 일반적인 냉각탑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냉각탑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 지역에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