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發 ‘물가 쇼크’… 3.6% 뜀박질

입력 2010-10-01 18:32


결국 ‘물가 쇼크’가 터졌다. 생선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45.5%나 폭등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3%를 크게 넘어섰다. 이는 정부와 한은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다. 이는 지난해 4월 3.6% 이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도 1.1% 상승해 2003년 3월의 1.2% 이후 9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물가 폭등의 주범은 먹을거리였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5%나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도 19.5%나 올랐다. 상추는 전년 동월에 비해 233.6%, 호박은 219.9%, 열무는 205.6%, 배추는 118.9%, 마늘은 101.1%, 파는 102.9%, 무는 165.6%, 시금치는 151.4%나 급등했다. 전월 대비로도 호박이 131.4%, 상추가 101.0%, 파가 93.0%, 배추가 60.9%, 시금치가 73.4% 올랐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0%,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고 전월비로는 0.7% 상승했다.

이억원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전월 대비로 볼 때 전체 물가상승률의 88%를 농축수산물이 차지했으며 특히 채소류가 70% 이상을 차지해 채소 때문에 전체 물가가 급등한 셈”이라면서 “채소류 공급물량 부족 등 공급측 교란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9% 수준으로 수요측 물가 압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채소류 공급 부족에 주로 기인한 만큼 공급이 늘면 물가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레 기대심리, 근원물가 상승세 등에 주목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 국제 원자재 가격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무관하게 등락하는 품목을 제외한 물가를 말한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4월 1.5%에서 6월 1.7%. 7월 1.8%, 8월 1.8%, 지난달 1.9%였다.

전문가들은 경기 확장세가 계속되는 데다 공공요금 인상,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은의 인식도 비슷하다. 한은 신운 물가분석팀장은 “근원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일시적 현상을 제외하고도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농산물 물가가 제자리를 찾아도 전체 소비자물가는 3%대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찬희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