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초상화 1000만장 제작… 우상화 본격화

입력 2010-10-01 18:09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일 북한 당국이 김정은 초상화 1000만장을 제작해 곧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국제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픈 도어스’는 보도자료에서 “노동당의 권력층에는 김 위원장에 이어 김정은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란 사실이 홍보된 상태”라면서 “김정은 사진이 실린 그림책이 공식적으로 회람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의 초상화를 공공 기관과 일반 주택 안에 걸어 놓는 게 일반화돼 있다. 따라서 당 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 초상화가 주민들에게 배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지난 8월 북한의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만수대창작사 1호 창작실이 4월 말 상부 지시를 받아 김정은 초상 휘장(배지)과 초상화를 대량 제작했다”며 “9월 당 대표자회에서 일부 고위 간부들에게 김정은 배지를 선물로 나눠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내 대북인권단체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도 지난 3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3월 초부터 북한은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로 김정은 초상화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3대 세습화 작업과 관련해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시대착오적 세습이 가져올 파장과 불안정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통은 ‘독일통일 20주년에 즈음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의 갑작스런 부상은 북한 내부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반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평통은 “봉건왕조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3대 부자세습에 대해 외부세계의 시선은 냉담하다”며 “시대에 역행하는 북한을 보고 세계는 오히려 우리가 한반도 통일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통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한반도 정치지형이 복잡한 만큼 주변국에 대한 적극적이고 다차원적인 외교를 통해 통일 협력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