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부동시’가 뭐길래

입력 2010-10-01 18:31


‘부동시(不同視)’라는 제법 어려운 의학용어가 요즘 연일 화제가 됐습니다. 김황식 총리의 병역 면제 사유가 부동시였기 때문입니다. 일명 짝눈으로 불리는 부동시란 두 눈의 굴절도가 2디옵터(D) 이상 차이가 나는 시력 이상 상태를 말합니다.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인 성장기 아동의 경우 부동시를 방치해 두었을 경우 좋은 시력의 눈만 사용하기 때문에 나쁜 시력의 눈은 더욱 나빠지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입체감이 떨어져 거리 감각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부동시 성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시력 발달이 대체로 완성되는 6∼8세 이전에 부동시 증상을 발견하게 되면 안경으로 좋은 쪽 눈의 사용을 억제하고, 나쁜 쪽 눈의 사용을 늘리는 차폐법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 총리처럼 이미 시력 발달이 끝난 성인의 경우에는 이런 보존적인 방법으로 교정이 불가능합니다.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은 “이때는 안경을 착용해도 쉽게 두통과 피로를 느끼게 되므로 콘택트렌즈를 끼거나 라식, 라섹 같은 시력교정 수술로 두 눈의 시력을 적절히 교정하는 게 상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참고로 2010년 2월 발표한 병무청 자료 ‘질병 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 기준’에 따르면 두 눈의 굴절도 차이가 2D 이상 5D 미만이면 3급(현역), 5D 이상이면 4급(보충역) 판정을 받게 됩니다. 지금보다 신검 기준이 덜 까다로웠던 1971년에는 2D 이상의 부동시는 5급(면제) 판정 대상이었습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