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레게 시계 匠人스테판 우베르 “시계는 패션이자 예술”
입력 2010-10-01 17:27
“현대인에게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자신만의 패션, 예술, 신분, 커리어 등을 표현해주는 수단입니다.”
지난 29,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레게 235주년 기념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한 인그레이빙 장인 스테판 우베르(38)씨는 어떤 시계를 소유하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대변해준다고 말했다. 인그레이빙은 시계 다이얼의 숫자나 브랜드명 등을 손으로 새겨넣는 일이다. 브레게 시계는 그래서 같은 모델이라도 글씨와 숫자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전자시계가 시간도 더 잘 맞고 싸지만 기계식 시계를 고집하는 이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는 유행을 좇기보다는 오랜 세월 동안 간직할 수 있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1990년부터 인그레이빙 작업을 해온 우베르씨는 그래서 스스로도 “단순히 시계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제작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완성된 시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기계식 시계는 예민하므로 특히 골프를 칠 때는 착용하지 말고, 차지 않을 때는 기계시계 전용보관함에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근대 시계 제작의 아버지’라는 칭송을 받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1747∼1823)가 1775년 출시한 브레게는 1780년 오토매틱 시계를 선보였고, 1801년엔 중력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시간의 오차를 줄이는 투르비옹을 내놓았다. 1991년에는 윤달을 반영하지 못해 생기는 오차를 보완해주는 장치 퍼페추얼 시계를 개발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