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선거제도 변경 번복, 제비뽑기 복귀(15신)

입력 2010-10-01 14:58

[미션라이프] 어제는 하자고 하고 오늘은 뒤집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30일 오전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정치부가 내놓은 ‘제비뽑기+직선투표’를 혼용한 선거인단 제도를 3분의 2로 통과시켰지만 1일 규칙부가 내놓은 총회규칙 개정안을 부결시켜 결국 제비뽑기로 복귀했다. 예장 합동의 선거제도 변경 번복은 내부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장 합동은 ‘부총회장은 현장에서 선거인단 30%를 제비뽑아 직접선거로 선출하며 기타 부임원은 3개 권역별로 안배하여 부총회장이 지명하여 총회의 인준을 받는다’는 총회규칙을 부결시켰다. 대동소이한 규칙을 놓고 30일엔 찬성 517명, 반대 288명으로 통과시켜 놓고 다음날엔 찬성 214명, 반대 404명으로 부결시켜버린 것이다.

선거인단 제도를 반대한 총대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기 전 여러 가지 예상되는 함정들이 있다”면서 “공청회를 열 시간조차 없이 금권선거 타락방지책을 만들지 않았기에 시행하기엔 무리”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규칙 개정이 부결되면 다른 개정안을 다시 올리는 게 아니라 아예 안건 자체를 거론 못하고 폐기된다는 데 있다. 김삼봉 총회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재석인원 확인 없이 표결에 들어가는 등 적법성 여부도 따지지 않았다.

총회 한 관계자는 “총회장이 제대로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으며,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번복됐다”고 설명했다.

오후 12시 현재 총대들은 한국찬송가공회 판권문제를 논의하다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총대들은 김 총회장이 “오후 1시까지 총회장소를 이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시간 연장에 동의했지만 남은 안건이 120여건이 넘어 졸속 처리가 예상된다.

홍천=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