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체포했던 일본인 3명 석방
입력 2010-09-30 21:25
중국이 군사관리구역에서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체포했던 일본인 4명 중 3명을 30일 석방했다.
일본 건설업체 후지타의 직원인 4명은 지난 23일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군사관리시설에 침입해 비디오 촬영을 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에 버린 화학무기 회수사업 수주 준비 차 현지답사를 하던 중이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군사관리구역 침입 행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함에 따라 석방됐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나머지 1명은 법에 따른 심리를 받고 있다고 밝혀 정식 사법처리 단계로 넘어갔음을 시사했다.
중국이 대일(對日) 희토류 금수조치 해제에 이어 일본인 3명을 석방함에 따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한고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29일 중국통인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전 간사장 대리를 중국에 보내는 등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은 오는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 및 8개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양상이다. 동중국해 시라카바 가스전(중국명 춘샤오 가스전) 문제는 자칫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중국이 굴착 공구를 해저에 연결하는 파이프 반입을 두고 이미 단독으로 가스전을 뚫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 대사는 이날 중국 후정웨(胡正躍)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만나 가스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센카쿠 열도에 파견했던 중국의 순시선을 철수시킬 것을 요청했다. 후 부장조리는 가스전 개발과 어업지도선 순시에 대한 중국 입장을 다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감정의 골도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다.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일본 교토에 있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중국 총리의 시비(詩碑)가 훼손되고, 후쿠오카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우익단체로부터 공격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내부에선 센카쿠 문제를 둘러싼 굴욕외교 논란도 여전하다. 자민당 등 야당은 1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 대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앞서 30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센카쿠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