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후보자 누나 “내가 못된 며느리 됐다”

입력 2010-10-01 01:05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30일 이틀째 인사청문회를 열고 김 후보자의 총리 적격 여부 검증을 마무리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감사 미실시 의혹이 제기됐고, 4대강 감사 결과 발표 지연 등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감사원의 ‘덮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의 조카가 운영하는 기업이 시행사로 참여한 경기도 성남시의 어린이 전용 교육문화시설(펀스테이션) 건립 사업이 대상이다. 성남시가 토지용도 변경을 해주는 과정에 의혹이 있는데 제대로 감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감사에 대해 영향을 미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성남시와 펀스테이션 사이의 분쟁은 재판을 통해 가려질 것이며 제가 관여할 생각도, 관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은진수 감사위원은 4대강 감사 결과 처리 지연에 대해 “기술적·공학적인 문제가 많다”며 “신속성이 중요하지만 객관성과 공정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대강 감사의 주심을 회피할 용의가 없느냐’는 질의에 “반드시 제가 처리한다고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전례가 없고 주심 교체 자체가 법 원칙을 훼손하는 부분이 있어 저 개인의 뜻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 후보자의 누나 김필식 동신대 총장은 “제가 못된 며느리가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친정 동생 청문회로 인해 시댁에서 설립한 학교가 부정이 많은 것처럼 보도돼 면목이 없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그러나 김 후보자에 대한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저희 형제는 각별히 예의를 갖춰 살고 있다”며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자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 “현재 감사원장 입장에서는 국방부 장관에 대해 해임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유용되더라도 동포를 돕는 방향으로 (대북 쌀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소신 답변도 이어 갔다. 과거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난 기억을 떠올리다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문특위는 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국회는 오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며 김 후보자 인준을 추진할 방침이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인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결정적인 하자가 발견되지 않아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승훈 유성열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