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개발도상국에 강요되어 온 워싱턴 컨센서스 오류있다”

입력 2010-09-30 21:20


선진국이 후진국에 강요해온 경제 정책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census)’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로버트 졸릭(사진) 세계은행 총재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워싱턴 컨센서스를 주도해온 국제금융기구라는 점에서 ‘반성문’을 내놓은 셈이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경제 성장을 위해선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고용유연화와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는 선진국들의 견해로,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IMF가 요구한 정리해고와 고금리 정책도 워싱턴 컨센서스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미국과 유럽은 워싱턴 컨센서스와는 다르게 금리를 낮추고 금융회사들을 구제했다.

졸릭 총재는 이날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에서 ‘경제 개발의 민주화’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어떤 이들은 워싱턴 컨센서스가 오히려 개발도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다”며 “한 도시에서 만들어진 경제 정책이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시인했다.

1950년대 세계은행이 강조한 내수시장 확대 정책을 받아들인 나라들은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는 반면, 상반되는 수출주도 정책을 채택한 동아시아 국가는 눈부시게 성장한 것은 워싱턴 컨센서스의 오류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졸릭 총재는 “이제 개발도상국이 세계의 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제 워싱턴 컨센서스가 아니라 뉴델리 베이징 카이로에서 다양한 컨센서스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