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번 오면 수백만원씩”… 명동 화장품 숍들 대박

입력 2010-09-30 18:43

서울 명동 상권에서 가장 잘나가는 업종은 화장품 브랜드 숍이다. 중저가 화장품을 판매하는 더페이스샵, 미샤, 에뛰드 하우스, 네이처 리퍼블릭 등 10여개 브랜드 숍 가두점 매장이 60개가량 된다. 브랜드 숍의 매출을 좌우하는 큰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손님 10명 중 8명은 외국인이다. 특히 일본·중국인 관광객은 한 번 방문에 수십∼수백만원어치씩 구매하고 있다.

30일 오후 2시쯤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매장에는 20여명의 외국인 손님으로 북적였다. 비비크림 등 50여만원어치 화장품을 산 일본 관광객 가토 고유키(28·여)씨는 “가격이 싼 데도 품질이 뛰어나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정말 좋아한다”며 “한국 연예인들은 피부가 정말 뽀얗고 좋아 한국 화장품을 쓰면 예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3.3㎡당 공시지가 2억559만원)에 위치한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은 올 상반기 월 평균 매출이 12억원이다. 지난 3월에는 명동 상권 내 단일 화장품 매장으로는 최고 기록인 월 15억원 매출을 올렸다.

더페이스샵의 매출액 1위 매장은 명동 밀리오레 옆에 있는 명동2호점이다. 올 들어 월 평균 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미샤 명동 1호점도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액 규모가 가장 크다.

명동 브랜드 숍 매출액의 80%는 외국인 관광객 지갑에서 나온 것이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인 관광객 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 들어 중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브랜드 숍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더욱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모델 선정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 화장품 모델은 미모의 여성 스타를 선호하기 마련인데 브랜드 숍 화장품 모델은 남성 한류 스타가 대부분이다. 브랜드 숍 매장 전면에는 여성 스타 대신 배용준, 이병헌, 권상우, 비, 김현중 등 남성 한류 스타들의 얼굴이 차지한 지 오래다.

명동의 브랜드 숍들은 외국인 여행객 숙소까지 물건을 무료로 배달해주는 곳이 많다. 일부 매장은 100만원 이상 샀을 때 국제특송으로 현지까지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어 및 중국어 홍보물을 만들고 외국인 손님 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은 기본이다.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 김철 점장은 “추석 연휴부터 외국인 손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추석 연휴 이후 더욱 늘고 있다”며 “엔고 현상과 더불어 1일부터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영향으로 외국 손님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