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첫 공개… 김일성 빼닮았다
입력 2010-09-30 21:42
북한 매체들이 3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3남 김정은의 사진을 일제히 공개했다. 김정은의 사진이 북한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3대 세습을 대내외에 공식화하고 김정은의 존재를 널리 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8일 열린 제3차 당 대표자회 참석자, 노동당 중앙지도기관 관계자 등과 함께 29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며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 3점을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사진들을 30일자에 게재했고, 조선중앙TV는 당 대표자회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은 검은 인민복을, 김 위원장은 황색 계통 인민복에 선글라스를 쓴 채 맨 앞줄에 앉았다. 두툼한 볼살과 턱, 짧게 깎아 뒤로 빗어 넘긴 머리를 한 김정은의 모습은 고(故)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과 닮았다. 키 170∼175㎝, 몸무게 90㎏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가볍게 쥔 두 주먹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채 다소 긴장된 표정이다. 두 손을 편안히 한 채 여유롭게 앉아있는 김 위원장과 대비된다. 김정은 왼쪽의 군복 차림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오른쪽은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급부상한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다. 뒷줄은 왼쪽부터 정치국 후보위원인 이태남 주규창 최용해 김영일 김양건 박도춘 장성택(김정은 고모부)이다.
당 대표자회 이후 신진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른 이영호가 김정은과 김 위원장 사이에 앉은 것은 이채롭다. 권력 3대 세습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또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중앙을 차지한 이영호의 위치는 그가 실세 중의 실세임을 과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관자놀이에는 직경 10㎝ 정도의 검은 반점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