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얼굴 첫 공개] ‘후계자’ 대내외 알려 軍·黨충성심 불러일으켜
입력 2010-09-30 14:48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통해 전격 공개 왜?
북한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의 사진을 30일 전격 공개한 것은 3대 세습을 대내외에 공식화하고 김정은의 존재를 널리 알리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군과 당 엘리트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도 읽힌다. 일단 모습을 공개한 만큼 향후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공식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노동신문은 30일자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당 대표자회 참석자, 당 지도기관 관계자 등과 함께 찍은 사진 3장을 실었다. 각 사진에는 맨 앞줄 정중앙의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200∼1000명 정도가 앉거나 선 자세로 도열해 있다.
김정은과 김영남 최영림 이영호 등 정치국 상무위원, 강석주 내각부총리 등도 앞줄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도 앞줄에 앉았으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앉지 못했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출하는 데 그쳐 김양건 김영일 박도춘 최용해 등 다른 후보위원들과 서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 뒤에 서 여전한 신임을 과시했다. 장 부위원장 옆에는 군부 최고 실세로 통했던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섰다. 오 부위원장은 이번에 정치국 진출에 실패하면서 사진 촬영에서도 앉지 못했다.
김정은 바로 뒷줄에는 핵심 실세로 부상한 최용해 전 황북도당 책임비서가 서 향후 후계구도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용해는 중앙군사위 위원, 당 비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승진했다. 김영일 김양건 주규창 등 새로 선출된 당 비서들도 주변에 섰다.
김정은의 좌우에는 군복을 입은 이영호(차수) 인민군 총참모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앉아 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정치가 여전히 유효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촬영에는 김정은의 친여동생인 김여정과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인 김옥도 나섰다. 2004년 사망한 고영희의 딸인 김여정은 김옥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도 있어 과장된 소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