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식 동시 다발 테러’ 공포에 휩싸인 유럽

입력 2010-09-30 19:10


유럽에 ‘뭄바이형 테러’ 비상령이 내려졌다. 인도판 9·11 테러로 불리는 뭄바이 테러는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 일대 호텔과 기차역, 유명 관광지 등을 목표로 한 테러 공격이다. 당시 166명이 숨지고 330여명이 부상했다.

미국 CNN,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파키스탄 알카에다 그룹이 뭄바이 테러처럼 유럽 내에서 동시다발로 테러를 감행하기 위해 사전 모의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의 반테러기구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체포된 아메드 시디키가 이 같은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시디키는 9·11 테러를 이끈 모하마드 아타이와 함께 독일 함부르크에 위치한 사원에 다녔고, 알카에다 분파인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에 합류한 인물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파키스탄을 근거지로 한 무장 세력이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모의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안보 관계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독일 내무부는 시디키가 밝힌 내용들을 분석한 결과 영국 프랑스 독일은 물론 이탈리아 벨기에 등에 위치한 유명 장소에서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테러는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승인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연방사법당국에 따르면 첩보원들은 서방 국가의 여권을 소지한 사람들을 테러 계획에 이용했고 유럽 내 은행, 증권거래소 등 금융업체와 도시의 랜드마크 건물 등을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

가디언은 미 정부 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 음모가 심각한 것이고 신뢰할 만하다”면서도 “정보기관들이 누가, 어디서, 어떻게 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공포에 떨고 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알카에다가 ‘코만도 스타일’의 민병대를 구성해 서구인들을 인질로 잡고 살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심각한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위험성을 시인했다.

특히 알카에다 고위층은 조직원들에게 프랑스를 강력히 벌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파리 에펠탑과 기차역 폭탄테러 협박전화에 대피 소동이 이어졌다. 정부 관계자들도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지하드 조직이 파키스탄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정보기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런 큰 위협은 결코 없었다”며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라고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