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인사 64명이 말하는 ‘나와 옥한흠’… 회고집 ‘은혜의 발걸음’ 출간
입력 2010-09-30 21:04
옥한흠 목사가 소천한 지 한 달여, 그를 기리는 회고집이 나왔다. ‘은혜의 발걸음 옥한흠’(국제제자훈련원). 국내외 교계는 물론 정치 경제 시민단체 등 각계 64명 인사들이 고인 없는 현실을 탄(嘆)하고 있다. 하지만 고인이 뿌려놓은 삶과 목회의 씨앗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는 희망도 전하고 있다.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변호사는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으로부터만 존경받은 게 아니라 나를 비롯한 많은 국민도 흠모하며 사표로 생각하고 따랐다”면서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큰 별이었고 정신적 지주였다”고 고백했다. 박 변호사는 “한국교회의 회개와 자성을 이끌어 오셨는데 이제 누가 그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라며 고인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장로는 “나는 큰 교회를 좋아하지 않고 대교회주의를 많이 비판했지만 옥 목사의 사랑의교회만큼은 비판하지 못했다”며 “그가 일산지역에 위성으로 설교할 수 있는 지교회를 설립하려다 그 지역 교회들이 반대하자 즉시 그만둔 것은 나를 크게 감동시켰다”고 회고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옥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목사님께서 제게 안수기도를 받으러 오셨을 때”라면서 “당시 목사님은 성령충만을 위해서 저에게 안수를 받겠다고 하셨다”며 “저는 목사님을 적극 만류하며 오히려 저에게 안수해 주시기를 원한다고 간청했고, 결국 저와 옥 목사님은 무릎 꿇고 얼싸안으며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목사님은 그토록 주님을 향한 열망이 가득하고 겸손하시며 진실하셨다”고 털어놨다.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장로는 1980년대 초, 옥 목사가 예장합신 경건회에서 사무엘상 22장에 대해 설교하던 때를 회고했다. 이 장로는 “목사님은 설교에서 다윗 당시 의지할 곳이 아둘람 굴이었듯이 신군부에 의해 고난당한 자들이 찾아가 위로를 얻어야 할 곳이 바로 교회여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셨다”면서 “당시 복음주의권에서 그런 설교가 쉽지 않았던 때에 그는 말씀을 시대 상황에 비춰 적절하게 성육화했다”고 밝혔다.
한완상(전 부총리) 장로는 “옥 목사님의 고뇌와 고독은 바로 갈릴리 예수님의 고뇌였음을 새삼 깨닫는다”며 “오늘의 한국 목회자들이 목사님의 삶과 목회에서 옥처럼 빛나는 그의 고민과 고뇌와 겸손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콤 맥그리거 SIM국제선교회 총재는 “2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사역하는 SIM 소속 선교사들과 현지 교회 지도자들을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세미나에 참석시켰다”며 “이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돌아갔으며 이미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 잠비아 지역에서 제자훈련을 교회 사역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