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얼굴 첫 공개] “사실상 후계자 자리… 후계자로 가는 출발”

입력 2010-09-30 18:41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의 위상과 지위를 놓고 다소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중앙위 위원으로 진출했다. 군부 2인자로 부상했고, 사실상 후계자로 등장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입지는 1974년 김 위원장이 32세 때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되며 후계자로 내정된 당시와 유사한 것인지, 아니면 80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면서 후계자로 공식 활동한 상황과 비슷한 것인지가 애매한 상황이다.

74년 지위로 봐야 한다는 견해는 그의 당내 입지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진출한 당 중앙위원은 모두 124명에 달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30일 “김정은이 비공식적으로 당내 직위를 받았을지는 모르나 제도상으로는 후계자 지위에 걸맞은 당 직책을 갖지 못했다”며 “후계자로 가기 위한 출발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김 위원장이 80년에 확보했던 공식적 위상을 갖게 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정은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른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에 앞서 호명됐다는 점도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군부에서 하위에 있는 이영호가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는데, 이는 사실상 김정은도 같은 위상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며 “김정은이 당 조직 비서에 선출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압축승계를 하다 보니 김정일의 권력승계 과정과 비교해 중간지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된 뒤 대대적 우상화 작업이 뒤따랐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향후 김정은 우상화의 수위와 속도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