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포기 안해… 강화할 것”
입력 2010-09-30 21:42
북한이 핵포기 불용,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불인정, 남한의 남북관계 단절 책임 등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6자회담 재개나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한·미가 제시한 비핵화 조치 및 국제규범 준수 등의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은 29일(현지시간)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 핵 항공모함이 우리 바다 주변을 항해하는 한, 핵 억지력은 결코 포기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핵무기는 방어를 위한 억지력”이라며 “책임 있는 핵무기 국가로서 핵 비확산을 위해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반통일적이고 대립적인 이른바 ‘3단계 통일방안’으로 남북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다”면서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 미국과 남한이 대규모 무력을 이용한 군사적 위협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천안함 사건의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강경한 기조연설 내용은 한·미가 견고하게 추진 중인 대북 제재에 대한 대응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관계 단절을 남한 책임으로 돌리고, 한반도 주변에서의 한·미 군사훈련을 맹비난했다.
북한은 스스로를 ‘책임 있는 핵 국가’ ‘다른 핵보유국과 동등한 입장’으로 표현함으로써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억지력이 생겨 한반도가 ‘전쟁 없이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남북 및 한·미 관계 개선 분위기를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다. 박 부상은 천안함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에 대해 “모든 관련 현안을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남북대화 착수를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유엔대표부 박인국 대사는 이에 대한 반론권을 통해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발표는 5개국 전문가가 참여해 도출한 결과”라면서 “의장성명은 추가 도발행위 금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