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못믿을 제3선발… 믿을 건 방망이”

입력 2010-09-30 17:50

준플레이오프가 장소를 바꿔 2일부터 부산 사직에서 열린다. 두산과 롯데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화끈한 타력전을 선보였다. 특히 확실한 세번째 선발투수가 없는 두산과 롯데는 3차전부터 중심타선의 방망이에 더욱 의존해야하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 ‘두목곰’ 김동주(두산)와 ‘수비요정’ 이대호(롯데)가 있다.

두산은 켈빈 히메네스(14승)와 김선우(13승) 원투 펀치 다음으로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 홍상삼과 왈론드가 사직에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지만 둘 다 김경문 감독에 믿음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홍상삼은 대 롯데전 방어율이 무려 9.87이다. 다섯 경기에 나와 1승1패를 거뒀지만 홈런 5개를 포함해 무려 23점을 내줬다. 왈론드는 대 롯데전에서 6.00의 평균자책점으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믿었던 불펜도 지난 1차전에서 드러났듯 롯데의 핵타선을 막지 못하고 무너진 상태다.

롯데도 두산과 마찬가지. 송승준, 사도스키 다음으로 장원준과 이재곤이 선발로 나서지만 장원준은 두산에 특히 약하고 이재곤은 신예로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불펜에서도 김사율을 제외하고는 믿음을 줄만한 투수가 없다. 특히 이종욱, 김현수, 이성열을 상대해야하는 좌완 강영식은 1차전때 6회에 나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결국 두산은 롯데에 강한 ‘두목곰’ 김동주를 기대하고 있다. 1차전에서도 김동주는 5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이 기록

한 12개의 안타 중 유일한 2루타도 김동주가 터뜨렸다. 김동주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1승1패로 맞서던 사직 3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두산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김동주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0.462의 높은 타율로 두산을 이끌었다. 김경문 감독도 미디어데이에서 키 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동주가 잘해서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공포의 핵타선 롯데에서는 1차전 승부를 결정지은 홈런을 때려낸 전준우 외에 이대호의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 이대호는 1차전에서 우려했던 수비에서 영영가 높은 활약을 펼치며 덩치에 걸맞지 않게 ‘수비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타격 7관왕답게 주종목인 타격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뒤이어 나서는 홍성흔, 가르시아, 강민호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대호가 롯데 핵타선의 선봉에 선다면 그 파괴력은 가히 공포의 수준이 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