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자신을 뛰어넘다… 디트로이트전서 21호 홈런·88타점, 시즌 신기록행진

입력 2010-09-30 17:51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지난해 달성한 자신의 타격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박찬호에 이어 또 한번의 ‘아메리칸 드림’을 예고했다.

추신수는 30일(한국시간)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 5회 투런 홈런을 기록, 자신의 최고기록인 시즌 21번째 홈런과 88타점을 작성했다. 지난 20일 캔자스시티와 경기에서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과 20도루를 2년 연속 달성한 추신수는 이틀 전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는 시즌 22번째 도루를 기록, 지난해의 한 시즌 최다도루(21개)를 돌파하는 등 연일 신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타점 88개도 지난해 기록(86개)을 넘긴 신기록.

추신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모자란 것은 최다안타와 타율이다. 이날까지 162개의 안타를 터뜨린 추신수가 남은 3경기에서 지난해 기록(175개)를 돌파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수비중 오른손 엄지를 다쳐 한달 가까이 공백이 있음을 감안하면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삼진(151→118)은 줄고 볼넷(78→82)은 늘어 더욱 강해진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 타율 3할을 기록했던 추신수는 이날 더블헤더 1차전에 4타수 3안타를 쳐 0.301로 3할을 넘겼으나 2차전에서 4차례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해 0.298를 기록중이다. 남은 3경기 활약에 따라 3할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추신수는 주자가 있을 경우 더욱 힘이 난다. 주자가 없을 때 추신수의 타율은 0.291(309타수 90안타)로 시즌 타율보다 낮지만 주자가 있으면 0.308(234타수72안타)로 높아진다. 득점권 타율은 0.311(132타수41안타)로 더 높고 2사 후 득점권 타율은 0.322(59타수 19안타)까지 치솟는다. 88타점 중 득점권에서 나온 타점이 73%인 64개다. 특히 만루에서 타율은 무려 0.500(12타수 6안타)으로 그랜드슬램도 2개를 때렸고 타점을 18개나 뽑아냈다.

추신수의 능력은 수비에서도 메이저리그 톱 클래스다. 이날 추신수는 5회초 무사 1루에서 알렉스 아빌라의 우측 뜬공을 잡아낸 추신수는 1루로 정확히 송구해 2루로 스타트를 했던 1루 주자 브랜든 인지를 잡아내 시즌 14개째의 외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ML 공동 2위인 애덤 존스(볼티모어 오리올스),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격차를 2개로 벌린 이 부문 단독 선두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추신수가 금메달을 따내 병역 혜택을 누린다면 클리블랜드를 떠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과 장기 계약할 공산이 크다. 추신수는 시즌 초 클리블랜드가 5년간 장기 계약을 원했지만 거절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리그 정상급을 다투는 실력으로 추신수는 박찬호에 버금가는 대박을 터트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찬호는 2002년 텍사스와 5년간 6500만달러라는 잭팟을 터트린 바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