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가을잔치'서 먼저 날았다

입력 2010-09-30 00:40

롯데 전준우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영웅으로 우뚝 섰다.

롯데는 29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전준우의 역전 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을 10대 5로 격파했다.

포스트시즌 첫 개막전답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였다. 9회가 들어가기 전까지 두 팀의 승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롯데가 앞서가더니 두산이 역전하고, 다시 동점이었다가 롯데가 마지막 9회 경기를 뒤집었다.

첫 선취점은 롯데가 먼저 거뒀다. 롯데는 2회초 4번 이대호가 몸에 맞는 볼을 맞고 나간 후 홍성흔과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7번 가르시아가 병살타를 날리며 기회를 놓치는가 싶었지만 곧이어 등장한 전준우의 타석때 선발 히메네스의 폭투로 운 좋게 한 점을 올렸고, 곧바로 전준우가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달아났다.

두산도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두산은 4회말 투아웃 후 3점을 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산은 중심타선인 김현수와 최준석이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곧바로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묶어 단숨에 경기를 역전시켰다. 이후에도 두 팀은 서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해 경기를 보는 팬들을 긴장시켰다. 곧이은 5회초 롯데가 2점을 뽑아 4-3으로 역전하더니 두산 역시 6회말 임재철과 고영민의 연속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한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접전이었던 경기는 9회초에 롯데로 급격히 기울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전준우는 정재훈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깼다. 롯데는 이후 무사 만루의 상황에서 조성환의 밀어내기 볼넷과 상대 폭투, 이대호의 적시타, 홍성흔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의 히어로 전준우는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려 경기 MVP에 선정됐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독감의 여파로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4사사구 5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곧이어 등장한 강영식, 김사율, 허준혁, 임경완이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세 번째 투수로 나선 김사율은 5회 1사 이후 등판해 2⅔이닝동안 안타 한개만 맞고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안타수에서 12대 11로 앞선 두산은 몸이 덜 풀렸는지 잇따른 폭투와 실책성 플레이로 자멸했다. 또 투수 여섯 명이 마운드에 나왔지만 불타오른 롯데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차전 선발은 두산 김선우와 롯데 사도스키가 나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