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물 22% 멸종 위기 처했다”… IUCN 등 3곳 공동 보고서

입력 2010-09-29 18:07

지구 식물 5분의 1 이상이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과 런던 자연사박물관,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28일(현지시간) ‘적색경보 견본 리스트’라는 제목의 공동 보고서에서 식물종 20% 이상이 멸종될 수 있고 이는 지구 생명에 잠재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38만종의 식물에 가해지는 위협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열대우림을 중심으로 식물 4000여종을 조사한 결과 22%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식물종의 멸종 위기 수준은 조류보다 크고 포유류와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씨, 단자엽, 양치류, 선태류, 콩 등 5종류로 식물을 분류했을 때 전나무 등이 속한 겉씨식물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물종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인간이었다. 곡물 재배나 가축 사육으로 식물의 자연 생육지를 잠식하는 등 인간의 활동이 식물 멸종 위협 요인의 81%나 됐다. 특히 열대우림지역 식물종이 더 위협을 받았다.

스티븐 호퍼 큐 식물원장은 “식물은 깨끗한 공기와 물, 음식, 연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지구 생명의 기본이 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동안 식물을 간과했다”면서 “더 이상 식물종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IUCN의 크레이그 힐턴-테일러는 다음 달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유엔생물다양성협약 회의에서 이번 보고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멸종 위험에 처한 생물에 대한 보호 목표를 세우면서 식물종 보호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