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軍 통제력 강화… 黨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

입력 2010-09-29 18:16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28일 열린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당 중앙군사위는 북한 인민군을 지휘하고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로, 위원장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재선임됐다.

선군정치 하에서 김정은의 군에 대한 지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정부 당국자는 “실질적인 2인자라는 의미보다는 선군 정치라는 틀에서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군의 실세로 급부상한 이영호 군 총참모장도 김정은과 나란히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44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는 28일 하루 만에 종료됐다. 조선중앙통신은 “대표자회는 김정일 동지께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셨음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당대표자회는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식화하는 한편, 노동당 조직을 재정비했다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심을 모았던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김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이영호 군 총참모장 5명이 선임됐다. 정치국 위원으로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17명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장성택 부위원장 등 15명이 선출됐다. 김정은 후계 체제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은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군사위 위원이 됐다.

북한 노동당 규약도 30년 만에 개정됐다. ‘최종 목적’이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 건설’에서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인민대중의 완전한 자주성 실현’으로 바뀌었고, 당의 당면 목적도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완전 승리’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로 변경됐다.

남도영 엄기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