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증시 시스템’ 동남아 찍고 라오스로…
입력 2010-09-29 18:31
다음 달 10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는 한국거래소(KTX)가 현물출자한 증권거래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거래소가 2007년 9월 라오스중앙은행과 증시개설 지원에 합의한 지 3년 만이다. 거래소 도움으로 라오스에 처음 생기는 증권거래소는 향후 3개월 동안 증시 모의시스템을 운영한 뒤 2011년 1월 본격적으로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
거래소가 한국형 증시 인프라 수출에 적극 나서며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라오스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 거래소의 IT(정보기술) 시스템을 수출하고, 증권거래소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소는 최근 아르헨티나, 페루 등 남미와 카자흐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시장으로도 수출 마케팅을 확대해가고 있다.
50여년 전 자본시장을 형성한 한국이 자체 개발한 IT시스템을 내세워 증시 후진국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증시 인프라가 없는 신흥시장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유럽 유로넥스트, 미국 나스닥·북유럽 OMX가 주름잡고 있다. 미국-유럽, 미국-북유럽이 손을 맞잡고 IT시스템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증시 인프라 수출로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 자국 증권업계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해외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불과 2∼3년 전부터다. 하지만 차근차근 성과를 쌓으며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증시의 IT시스템 재구축 국제 입찰에서 쟁쟁한 유로넥스트, OMX를 제치고 260억원의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신평호 거래소 해외사업실장은 “해외사업을 본격화한 지 얼마 안됐지만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3국에 한국형 증권시장을 이식했다”며 “IT시스템 수출 시장을 점차 넓혀 한국 금융의 해외 기반을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