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신개념 ‘라이브 인 3D’ 도입… 공연실황, 극장서 영상으로 본다

입력 2010-09-29 21:13


3D 화면에 담은 공연 실황을 대형 스크린으로 즐기는 문화상품이 30일 국내 최초로 등장한다. SK텔레콤이 제작한 3D 영화 ‘휘성, 잇츠 리얼(It’s Real)’이 전국 30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것. 가수 휘성의 지난 8월 쇼케이스 실황을 3D로 촬영한 SK텔레콤의 신개념 공연서비스 ‘라이브 인 3D’의 첫 번째 작품이다.

29일 미리 본 영상물은 새로운 문화상품으로서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휘성이 노래 10곡을 부르는 모습이 주가 되지만, 지루하게 이어붙이지 않고 휘성의 일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간간이 삽입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3D 대화면과 생생한 사운드로 공연장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점이다. 3D는 극장 스크린처럼 화면이 클수록 입체감과 현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공연장 못지않은 사운드 환경 속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박수치고 소리 지를 수 있는 공간도 영화관만한 곳이 없다. 3D 안경을 쓰고 스크린을 바라보니 휘성과 댄서, 연주자들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바로 내 눈 앞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콘서트장에서처럼 공연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저렴한 관람료가 위안이 된다. 콘서트나 뮤지컬 티켓 가격은 보통 4∼7만원, 많으면 십수만원에 달해 자주 보기가 쉽지 않다. 고가 문화콘텐츠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이번 3D 영화는 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영상물은 SK텔레콤 사내 아이디어 제안 프로그램을 통한 첫 사업화 사례로도 관심을 모은다. 아이디어만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안자가 직접 팀장이 돼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선망 엔지니어링이 주 업무였던 김흥수 매니저는 자신이 제안한 ‘라이브 인 3D’ 아이디어가 지난 3월 최종 통과된 뒤 3D공연사업 TF팀장이 됐다. 직접 5명의 팀원을 선발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팀장은 “지난해 U시티 사업에 참여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에 관심이 생겨 이번 아이템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하고 싶던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시사회 반응이 좋아 작품을 같이 하자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유명 아이돌 가수 콘서트와 프랑스 현지 뮤지컬 실황 등 4개 작품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