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밝은 얼굴 찾기’ 사랑나눔으로 새 삶 얻었죠”
입력 2010-09-29 18:40
강원도 평창에 사는 최미나(17)양은 태어날 때부터 언청이였다. 최양은 첫돌이 되기 전까지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이후 치료를 포기했다. 최양은 외모 때문에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더욱 외톨이가 되었다. 따돌림을 받다 못해 집단폭행을 당한 적도 있었다. 입술 또는 입천장의 갈림증을 의미하는 언청이는 우리나라 어린이 650∼1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선천적 얼굴기형이다.
그러나 삼성이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밝은 얼굴 찾기’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최양의 삶은 달라졌다. 3년 전 처음 수술을 받은 이후 아직도 잇몸 교정 치료를 받고 있지만 주변으로부터 “얼굴이 예뻐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왕따’였던 최양은 이제는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날 때부터 왼쪽 뺨에 큰 점이 있었던 유모(17)양도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여러 차례 레이저 수술을 받았지만 귀까지 이어지는 큰 점은 색깔만 옅어질 뿐 없어지지 않았다. 거액의 수술비가 들어갔으나 울퉁불퉁한 흉터를 감추기 위해 얼굴에 붙인 거즈를 뗄 수가 없었다.
그런 유양도 2007년부터 삼성의 도움으로 무료 성형수술을 받으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올 초까지 세 차례 피부이식 수술을 거친 결과 새살이 다른 피부와 비슷해졌다. 늘 얼굴에 달고 다녔던 거즈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유양은 최근 삼성에 보낸 감사편지에서 “(한때) 죽을 용기조차 없었던 저는 하루하루 제 자신을 저주하며 무너져갔다…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든 치료과정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앞으로는 당당한 자세로 세상을 살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삼성의 ‘밝은 얼굴 찾기’가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밝은 얼굴 찾기’는 화재나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나 선천적 기형으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저소득층과 얼굴기형 환자들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해 1049건의 얼굴기형 치료가 지원됐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만 936건을 기록했다. 1년 사이에 매달 평균 78건에서 117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금까지 삼성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청소년은 1000여명에 달한다.
시술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치과 등의 의료진이 담당하고 있다. 삼성은 성형수술 이후에도 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입학축하 행사, ‘감성충전 희망캠프’ 등 다양한 문화체험과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밝은 얼굴 찾기의 도움을 받으려면 삼성서울병원 사회복지팀 홈페이지(sw.samsunghospital.com)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자격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자녀에 국한된다.
삼성은 이밖에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일시적인 생활 곤란을 겪는 가정의 고등학생 자녀에 대한 등록금을 지원하는 ‘열린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성적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다른 장학금 지원 제도와 달리 열린장학금은 주로 가정형편에 초점을 맞춰 지원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매년 전국의 고등학교 1, 2학년생 3000명이 1년 치 등록금 및 수업료, 학교 운영비 전액을 지원받고 있다. 열린장학금을 신청하려면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지만 자율 추천도 가능하다.
지난해 여름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깊은 좌절에 빠졌다가 열린장학금을 받고 올 초 대학에 진학한 배모(19)군은 “평생을 살아가며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따스한 사랑을 나누어 주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배군뿐 아니라 열린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해피 투게더 봉사단’을 결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장학생 개인별 관심에 따라 소그룹을 구성하여 새터민과의 문화체험활동, 공부방 아동을 위한 사회극 공연,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예체능 교육 지도,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