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총회, ‘여성 목사 안수’ 또 무산

입력 2010-09-29 17:44

여성 목사 안수의 벽은 높았다.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윤태준 목사)는 29일 서울 궁동 연세중앙침례교회에서 제100차 총회 사흘째 회의를 열고 여성 목사 안수의 건을 부결시켰다.

총회는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선결 과제로 통과 정족수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따라 통과 정족수를 과반수로 하느냐, 규약 개정의 건으로 보아 3분의 2로 하느냐를 대의원들에게 물었다. 투표 결과 과반수는 148표, 3분의 2는 116표를 기록해 두 의견 모두 과반수 200표를 넘기지 못해 부결, 아예 본건 투표 자체가 무효로 된 것이다.

투표 결과를 기다리던 여성 교역자들은 실망하는 눈빛이었다. 이숙재 전국여선교연합회 총무는 “아깝게 부결됐지만 침례 교단에도 시대 흐름에 맞춰 곧 여성 목사가 배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침례교는 2004년과 지난해 총회 때 여성 목사 안수의 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하지만 최근 침례교세계연맹(BWA)이 진보 성향을 보이고 성결교단 등이 여성 안수의 건을 통과시킴에 따라 기대를 걸고 있었다.

찬성론자들은 여성 목사 안수가 한국 교회의 시류이고, 침례신학대학교 출신 여성 교역자들이 타 교단으로 옮겨가는 것을 방지하며 침례나 성만찬 거행을 위해 남성 목회자를 청빙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이유로 안건 통과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반대 의견도 만만찮았다. 한 목사는 “성경 어디에도 여선지자는 있지만 제사장이나 사사는 없었다”며 “여성은 남성을 보조하고 뒷받침하는 역할로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