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代세습 선언 이후] 이영호 軍 최고실세로… 정치국 상무위원 승진
입력 2010-09-29 18:40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가장 급부상한 인물은 이영호(68) 인민군 총참모장이다. 그는 27일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한 데 이어 28일 개최된 당 대표자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됐다. 만일 김정은이 이렇게 승진했다면 후계자 공식 선포로 받아들여졌을 법한 자리들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29일 “이영호가 군부 내 최고 실세로 떠오를 것을 시사하는 조치”라며 “오극렬 조명록 등 현 군부 실세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던 70∼80대 군부 엘리트가 역사의 무대로 퇴장하면서 이영호가 50∼60대 신군부 실세로 부상한 것이다.
이영호는 강원도 태생으로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했다. 지난해 2월 평양방어사령관(우리군 수도방위사령관)에서 총참모장으로 발탁되면서 대장으로 진급했다가 불과 1년 7개월 만에 다시 차수로 승진했다. 포 전문가로 알려져 있어 지난 1월 북한의 해안포 도발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영호는 단순한 군부 실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당대표자회에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 등을 제치고 노동당 최고직위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출했다. 상무위원 5명 가운데 군 장성은 조명록과 이영호 둘뿐이다. 조명록이 82세인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김정은 시대를 맞아 정은을 보좌할 수 있는 신진 세력의 구심점으로 이영호를 낙점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호의 나이가 김 위원장과 같다는 점에서 향후 그가 3대 세습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할 개연성이 있는 정은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할지도 주목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