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代세습 선언 이후] 스위스 공립학교 급우가 말하는 김정은 “말없는 아이… 밤외출 안해”

입력 2010-09-29 18:40

“나는 북한 지도자의 아들이다.”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김정은이 10대 학창시절 단짝 친구에게 살짝 건넸던 말이다. 그러나 이 단짝 친구는 당시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 같은 고위층 자제가 평범한 학교에 다닐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CNN은 29일 김정은이 1998∼2000년 스위스 베른의 공립학교를 다닐 당시 친구였던 스위스인 즈아오 미카엘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학창시절을 소개했다.

미카엘로는 열여섯 살의 김정은을 ‘매우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로 기억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말하지도,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 다른 스위스 친구들 역시 김정은이 밤에 파티나 디스코장에 가지 않았으며, 가끔 미카엘로와 여자 이야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스포츠와 영화, 컴퓨터 분야에서만큼은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미카엘로는 “그는 스포츠를 잘했고, 지는 걸 싫어했다”며 “그에게 농구는 세상 전부였다”고 전했다. 코트에서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기에 농구게임을 설치해 즐길 정도로 농구광이었다고 한다. 미카엘로는 “열여섯 시절 그는 좋은 녀석이었기에 나는 그가 나쁜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지금의 그는 아마도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