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 수주 대박…2010년 목표달성 이상무

입력 2010-09-29 18:42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별 전체 수주실적에서는 중국에 밀렸지만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은 중국 업체들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일부 조선사는 올해 수주목표를 조기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29일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8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3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7월에도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같은 선박 10척을 수주했다. 한 선주로부터 선박 20척을 수주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 컨테이너선에 비해 연료 3만t, 탄소배출량 8만t을 절감할 수 있는 고효율·친환경 선박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현재 71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 올해 목표인 80억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7월 홍콩에서 초대형 유조선(VLCC) 5척을 5억 달러에 수주하는 등 이미 7월까지 77억 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목표(119억 달러)의 64.7%를 채운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7월 싱가포르에서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 달러에, 말레이시아에서 VLCC 4척을 4억 달러에 잇따라 수주했다. 이달 현재 수주액은 77억 달러로 연간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목표(100억 달러)에 근접했다.

대규모 수주행진으로 국내 조선사들은 8월 말 현재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이 집계한 수주잔량 기준 세계 톱 10에서 1∼5위를 휩쓸고 있다. 수주잔량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건조할 배가 많다는 뜻으로, 조선사 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이들 5개 조선사의 세계 수주잔량 점유율은 27.6%에 달한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8∼10위에 머물렀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대형·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등에 있어 중국 업체들에 앞서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00년대 들어 발주된 총 202척의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중 56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은 이날 세계 최초로 선박용 대형엔진 생산 누계기록이 1억 마력을 돌파했다. 1979년 6월 첫 생산 이후 31년 만으로, 선박엔진 생산 역사가 100여년에 이르는 유럽 및 일본 메이커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세계 선박엔진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87년부터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 새 기준을 만족하는 친환경 선박엔진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