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야당 몫”…MB, 국회 지도부와 만찬
입력 2010-09-29 00:29
이명박 대통령과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및 여야 원내대표단 간의 28일 청와대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현 정부 들어 이런 형식의 만찬은 처음이었다. 중식 메뉴에 와인과 막걸리가 곁들여졌다. 이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에게 막걸리를 따르며 건배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에서 여야 의원 간 러브샷을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의 건배사도 덕담이 주를 이뤘다. 김성순 환경노동위원장은 “고용노동부로 부처 명칭 바꾼 건 잘된 것 같다”며 “고용 부분에서 (예산을) 5000억원 요구했지만 3000억원으로 조정됐는데 각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영희 여성가족위원장은 “여성가족부라는 부처 명칭에 청소년이란 단어가 들어갔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건의사항은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종합했다. 박 대표는 40만~50만t의 대북 쌀 지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수해지역 특별재난 지역 선포, 4대강 사업 조정, 복지·일자리 창출 등 민생 예산 필요, SSM법의 조속한 통과 등 6개 항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가 전략적으로 반대할 수는 있지만 국가의 핵심사항에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할 수 없는 것을 너무 요구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정권을 잡으면 여당이 일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야당의 몫이라고 본다”는 얘기도 했다.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 등을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강주화 유성열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