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WCC 반대 성명서 교단 결의문으로 채택(6신)
입력 2010-09-28 18:53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는 28일 회의를 속개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 대책, 총신대 인재양성기금 전용 사건, 임시목사 관련 헌법규정 변경, 교역자최저생활비 시행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WCC관련 대책은 향후 한국교계에도 영향을 미칠 사안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WCC 대책 강경모드=예장 합동 총대들은 WCC대책위원회의 활동기간을 2013년까지 연장시켰으며, 교단산하 4개 신학대 교수들이 만든 WCC 반대 성명서를 교단 결의문으로 채택했다. 또 WCC대책위원회를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서기행 WCC 대책위원장은 “WCC 한국총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의 P목사와 K목사가 주동이 되어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K목사는 ‘봉화마을의 피가 예수의 피를 상징 한다’는 글을 쓴 사람”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서 대책위원장은 “예장 통합이 이 대회를 통해 교단의 단합과 한국교회 리더십 쟁취를 꿈꾸고 있다”면서 “WCC의 주장을 따르는 교회는 전부 쇠퇴했지만 다행히 우리 교단은 박형룡 목사의 보수신학을 견지함으로 세계 최대의 교단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신학부 보고에서도 “예장 합동 총회는 제44회 총회 결의를 재확인 하고 WCC를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2013년 WCC 대회 개최에 대응해 미국 장로교단과 남침례교단, 세계개혁주의협의회, 세계복음주의연맹 등과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일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학부는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WCC가 어떤 단체이며 어떤 신학을 가지고 있는지 널리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학부도 2013년 WCC 세계대회 까지 대책위원회를 존속키로 했으며,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장학기금 전용 엄중 대처=총회인재양성기금이 엉뚱한 재판 비용이 전용된 사건에 대해선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 사건은 제93회 총회가 총신대에 지원하기로 했던 1억2000만원의 기금을 총회 인사들이 재판 비용으로 전용한 사건이다. 쉽게 말해 소송 대상인 총신대에 장학금으로 지원할 돈을 재판하는 데 써버린 것이다.
감사부는 “당시 총회는 총신대를 상대로 한 총회소송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90회 이상 모이는 데 여비와 일비, 숙박비 등 총 1억1976만6060월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감사부의 보고를 청취한 총대들은 “우선 총회 예비비로 총신대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불법 지출한 금액에 대해선 93회 총회장(최병남 목사)이 총회 파회 60일 이내에 환원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임시목사 숨통 틔워=당회를 조직하지 못한 목회자(임시목사)를 위해선 파격적인 조건으로 헌법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임시목사는 헌법 정치 제4장 4조에 따라 1년 단위로 공동의회에서 청빙을 연장해 왔다. 그 기준이 출석교인 3분의2 이상의 가결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겐 치명적인 ‘독소’조항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점이 있다보니 지난해에 이어 무려 26개 노회에서 헌법을 바꿔달라는 헌의안이 올라왔다.
총대들은 거수 투표에 들어가 임시목사의 명칭을 시무목사로 변경하고 ‘연기를 청원할 때는 당회장이 노회에 청원한다’로 수정했다. 또 ‘공동의회 3분의 2 이상의 가결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 조항이 노회의 수의(노회 회원 과반수 이상 출석, 3분의 2 이상 찬성)를 거치면 내년 96회 총회에서 헌법이 확정된다.
◇알맹이 없는 최저생활비 정책=타 교단과 달리 예장 합동의 교역자 최저생활비 제도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총회 적립기금은 18억원에 불과하다.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불안한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준비된 이 제도는 현재 노회-미자립교회 간 연계를 독려하고 정책세미나와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총대들은 최저생활비의 지속적 지원을 위해 위원회를 상설화하기로 했으며, 투명한 생활비 시행을 위해 통합전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총대들은 “공예배시 워십댄스를 금하며 집회시나 예배 전후에 경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당회장 재량으로 허용해도 된다”고 정리했다. 또 “릭 워런의 신학사상에 대해선 목회적 노력을 펴가하지만 신학사상과 목회적 방법을 정통 개혁주의 신학 틀로 여과하지 않고 목회 현장에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을 경계하며 주의를 촉구한다”고 결정했다. 새번역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사용하지 않고 현재의 것으로 이용키로 했으며, 바른성경은 교단의 통일성을 위해 강단에서 사용하는 것을 불허하기로 했다.
현재 회의는 저녁식사 관계로 정회됐으며, 오후 7시30분에 속개될 예정이다.
홍천=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